(판)오늘 새언니랑 오빠 갔다 온 뒤로 엄마가 충격 받아서 일어나질 못함
우리집은 교회 다녀서 제사나 뭐 그런거 없고추석이라고 해도 그냥 다 같이 모여서 밥 한끼 먹고 끝낸단 말이야.그래도 일단은 우리집이 큰집이라 작은 아빠랑 막내 고모 가족이 와서 밥먹고 가
우리 엄마는 맏며느리기도 하고본인도 요리 하는 걸 좋아해서 명절 때만 되면 진짜 음식을 많이 하셔.요리 솜씨도 좋아서 자부심도 엄청나심.
솔직히 우리 엄마여서 그런건 아니고객관적으로 봐도 우리 엄마는 요리를 엄청 잘하셔.내 친구들이 와서 밥먹고 전부 부럽다고 할 정도로 ㅇㅇ
그래서 엄마에게 있어 요리 솜씨는일종의 인생의 자부심? 같은 거였단 말이야.
그러다 얼마 전에 우리 오빠가 결혼해서 새언니랑 추석 쇠러 왔어.코로나 때문에 다 모이진 못하고그냥 친척들끼리 번갈아 모이기로 했는데사돈댁(새언니 친정)이 조금 먼 편이라 제일 먼저 왔어.
그런데 새언니가 ‘어머니 혼자 명절 음식 만들기 힘드시죠~’ 이러면서명절 음식을 진짜 한 가득 가져왔어.진짜 이걸 혼자 어떻게 만들었지? 싶을 정도로
예전에 요리 하는게 취미라고 듣긴 들었는데설마 이렇게 말 한마디 없이 본인이 요리를 좌르르륵 해올줄은 아무도 몰랐어.
근데….문제가 양이나 종류도 많고맛도 엄청나게 맛있음……
진짜 우리 엄마 음식 때문에 상향 평준화 된 내 입에서도절로 ‘맛있다!!!’라는 말이 튀어나왔음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분이 왜 우리 오빠 새끼랑 결혼했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?
새언니는 ‘호호호~ 별거 아니에요~’ 이렇게 웃었는데음식을 먹은 우리 엄마 표정이
진짜 이 짤처럼 됐음엄청나게 충격 받은 얼굴? 인생의 전반을 잃은 얼굴? 암튼 딸인 내가 본능적으로 엄마가 충격 받았다는 걸 감지했음.
음식양도 많고 사돈댁에 가야 해서우리 오빠랑 새언니는 먼저 가고 둘째 삼촌이랑 고모가 차레로 다녀갔음.
우리 아빠는 눈치 없이 새언니 음식 맛있다고 자랑하고작은 아빠랑 사촌들도 맞장구 쳐줬음.심지어 막내 고모부까지도 ‘와~ 형수님~ 며느리 잘둬서 부럽네요~’이러고우리 착한 막내 고모만 ‘그래도 내 입에는 언니 음식이 맞나봐~’ 이러는데 솔직히 거짓말인거 티났음.
암튼 다들 가고 엄마 이 상태로 누워 있음….어쩌지 진짜…..
나도 먹어보면 안될까,,,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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